일본의 대표적인 미스터리 작가 요코야마 히데오의 중편소설집『살인방관자의 심리』. 경찰이나 범인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중적인 심리를 해부한 작품들을 수록하였다.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 이후에 오는 심리적 고통과 상처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 주변인들의 슬픔과 번민을 섬세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아버지의 회사를 이어받은 성실한 가장, 미래가 보장된 현청 관리 공무원, 한때 잘 나갔던 자동차 딜러, 멀쩡한 직장에 사표를 내고 고향에 돌아와 과수원 농사를 돕는 남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불안해하는 젊은 부부 등 평범한 사람들이 지닌 깊은 고뇌와 갈등을 파헤치고 있다.

작가는 내면 깊숙이 있는 악의 한 부분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심리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그들이 사건을 접하면서 선택을 하고, 욕심을 내고, 후회를 하고, 좌절을 하고, 변심해가며 삶의 방향을 잃고 파괴되어가는 모습을 가슴 서늘하게 보여주고 있다. 산토리 미스터리대상, 마츠모토 세이초 추리문학상,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등을 수상한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