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에게 자기 몸을 내주어 해부학의 효시를 이룬 조선 중엽의 명의(名醫) 유의태.

출판사 편집장으로 재직중인 저자가 실존인물이었던 유의태의 고향 정태마을을 둘러본 뒤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았다.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을 발휘한 의인, 유의태의 일대기동의보감의 작가 허준에 대한 평가가 새로워지고 있다.

유의태는 조선 중종 때, 산음(算陰) 정태(丁台) 마을에서 출생하였다.

그는 평생 의원으로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한의학의 선구지적 역할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행적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 없다.

이는 그가 허준과 같은 서출로서 내의원 취재에 통과하여 양반이 될 기회를 놓쳐 족보에 오르지 못한 데 있다.

조선 중종 때 태어난 유의태는 지리산 자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 산음에서 서출로 태어났다.

여러서부터 서출의 신분에 대한 울분과 끼니를 굶을 정도의 빈곤한 생활은 그를 지리산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몸에 익힌 지리산 약초에 대한 흥미와 가난한 이들의 병든 모습이 그를 의원의 길로 인도하게 된다.

젊은 날 서출의 명예를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던 그가 명예욕도 불욕도 하잘 것 없는 것이란 것을 깨닫고 고향 산음에서 진정한 의원의 길을 걷는다.

'유의방(柳義防)을 찾는 환자들에겐 빈부의 차가 없었다.

부자이거나 가난한 자를 따로 가리지 않는 유의태의 인술은 산음뿐 아니라 인근 고을까지 그 소문이 파다하였다.

유의태의 문하생이 된 허준도 서출임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유의태는 허준이 서출이라는 신분보다도 그의 성실성과 인간됨을 더 사랑하였다.

큰 인물 유의태는 아들보다도 의원의 길을 걷는 허준에게 자신의 몸을 열게 하여 당시에 금기시한 부술(신체해부)을 통하여 수많은 생명을 얻게 하는 살신성인의 길을 갔다.

그는 단순한 의원이 아닌 신의였다. 중국에 화의가 있었다면 조선에서는 유의태를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소설은 밝혀지지 않은 유의태 연대기로 의로운 삶을 살고간 그이 행적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