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할 의욕도 없고, 일류대도 나오지 못한 사토시.

어느 날 편의점에서 '플레이보이'지를 집으려는 순간, 초로의 괴상한 사나이의 팔에 잡혀 힘이 쑥 빠진다.

깨어나보니, 천국.

이곳은 인간에게 주어진 1백 세의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한 사람들이 죽으면 자신의 수명을 마저 채우는 곳.

이곳에서 천수인 100세를 다 누리면 천국에서의 기억은 다 지워지고, 다시 현세에서 갓난아이로 태어난다.

현세의 세상과 다를 것 없는 그곳 천국에서 사토시는 어느 책방에서 아르바이트 점원으로 일을 하게 된다.

처음엔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이곳이 맘에 들지 않아 책방을 뛰쳐나가기 일쑤였지만 하나 둘 일을 배우며,

책 따위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그가 책방을 자신의 천직으로 여기게 되고, 고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도 자처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책을 잃어주는 동안 할머니와의 순수했던 추억도 상기하고, 매번 틱틱거리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같은 점원 '유이'가 동생을 잃고 이곳까지 오게 된 사연도 알게 된다.

<천국의 책방>은 일본에서 우리나라 안도현 시인의 <연어>에 비견될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모았던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일본 소설답게 살아 있는 사람이 영계를 넘나드는 것이 전혀 터부시되지 않고 아름답게 포장된다.

천국에서의 유예기간을 마치고 다시 현세로 돌아갈 날이 얼마 안 남은 사토시와 유이는 현세에서도 꼭 다시 만나자고 하지만,

일단 천국을 떠나면 모든 기억을 잃게 되는 법.

그리고 그렇게 다시 현세에 돌아가 책방 주인이 된 사토시 앞에 어느 날 6살짜리 소녀가 나타나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