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8년 프랑스, 여름

「경에게 필요한 건 아내입니다. 이번에는 아주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 드릴 수 있습니다」

에드워드 길레트 트로빌 백작은 주제넘게 굴고 있는 남작을 지친 듯한 눈길로 쏘아보았다.

「흄, 그 얘기는 이미 4년 전에 끝냈잖소.

그다지 좋은 결론은 아니었지」

그는 베야드에게 가볍게 박차를 가해 남작을 앞질러 갔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살인적인 더위는 누그러지고 있었지만 안장이나 갑옷 사이에 땀이 배어 피부가 간지러웠다.

무거운 투구를 벗어버린 게 얼마나 다행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