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람은 없다. 특히나 이 시대의 여성임에야 `사회적` 운명이라는 보풀 많은 그물에 얼기설기 얽혀 휘둘리지 않기란 더욱 힘들게 마련이다. 전경린의 여자 주인공들도 운명에 붙들려 있거나 우연한 운명과 마주치기도 한다. 일상의 운명, 시대가 극복해야 할 여성의 삶을 전경린은 묘사한다.

하지만 으레 그렇듯 일상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그녀는 `일탈`을 사용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일탈하는 일이란 단지 일상을 도망치는 행위일 뿐, 극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염소를 모는` 여자는 일상 안에 머물지만 안주하지 않고, 일상의 변혁을 꿈꾼다. 그 상징이 염소다.

일상의 변혁이란 바로 자아의 획득이다. 일상 속에서 일상과 나를 구분짓는 아무런 경계도 없이 살아가는 여자들의 내적인 자각이다. 일상의 배경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풍경 앞으로 나선다.

제품명	염소를 모는 여자
판매가격	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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