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친구의 옆에서 눈부시게 웃고 있는 그녀를 보고서야 깨달았다.
할 수 있는 건, 그저 행복을 빌어주는 것뿐이었다.

결혼식 다음날, 혼자서 신혼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뜻밖의 청혼.

"잘 갔다 왔어?"
"성호 오빠, 어떻게…?"
"마중 나왔지, 넌 발리 간 애가 왜 이렇게 하얘?"
"마음껏 놀다오지 그랬어, 괜찮은 남자 있으면 헌팅도 좀 하고."
수경은 희미하게 웃었다.
입가에 힘없이 미소를 띠고 있으면서도 눈동자는 끊임없이 성호의 주변을 탐색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성호를 공항에 나온 것을 후회했다.
자신이 나오지 않았다면 수경은 진우를 찾지도 않았을 것이다.
"진우는 안 와, 수경아."
마치 사형선고라도 받은 얼굴로 수경은 성호를 올려다보았다.
성호의 모습을 비춘 눈동자가 슬픔으로 흐려진다.
지금이라도 당장 눈물이 흐를 것같이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든다.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헤어지자고 말을 하는 건 남자가 쫓아와 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사랑한다고, 헤어지기 싫다고, 다시 한 번 잘해 보자는 말을 듣고 싶어서이다.
성호는 저도 모르게 말을 꺼냈다.

"수경아, 나랑 결혼 안 할래?"

제품명	친구의여자
판매가격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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