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현주이 첫 장편소설.
"그렇게 살고싶지는 않아. 나 당신 증오하면서 당신 옆에서 살기 싫다고! 이젠 당신 미워하는 것도 지쳤어.

그냥 우리 편하게 살자. 나쁜 감정 잊고, 나쁜 기억 잊고 편하게 살다가 그냥 헤어지자. 우현씨, 부탁이야"

떨려오던 해인의 목소리가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해인아, 결국은 내가 내 심장을 찌르게 되는구나.

나는 괜찮지만 해인이는, 우리 해인이는 불쌍해서 어떡하지?' 우현은 속으로 울부짖으며, 흐느끼는 해인을 가슴으로 끌어안았다.

'해인아, 널 어떡하지? 널 위해서 놓아주어야 하는데…

해인아, 난 그럴 수가 없다!

해인아, 우리 마누라, 나 너한테 어떻게 해야 하니?'

그녀의 머리 위에 턱을 올려놓은 우현의 눈에서도,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해인의 눈에서도 한참동안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