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터느라 정신이 없는 듯했다. 갑자기 모든 의문은 사라지고, 유신의 눈동자는 허공에 흩어져 호화롭게 나부끼는 세연의 금실 같은 머리칼을 쫓고 있었다. 그것이 너무도 찬연하고 아름다워 유신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처음부터 그에게는 지나치게 과분한 상대인지도 몰랐다. 서른한 살에 모든 걸 가진 여자라는 건.
남자의 눈물을 처음 본 세연은 그것이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 같다고 생각했다.
“이상하죠? 내가 아직도 당신을 사랑한다는 게? 이런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게.”
조용히 식탁에서 일어선 유신은 곧바로 현관을 걸어 나갔다. 세연은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대로 미동도 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내가 널 이용했었니?”

《Calvin Klein; Eternity for Men》

그의 목덜미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향기는 그의 체취와 묘하게 어우러져 세연의 코끝으로 달콤하게 스며들었다. 그 향 자체보다 향수의 이미지가 유신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져서 그것은 세연에게 기묘한 정서를 불러일으켰다. 영겁의 시간이 흐른다 해도 그만은 변치 않고 그녀를 지켜줄 거라는 허망한 믿음을 갖게 했다.
“사랑해요…….”
그가 속삭이는 부질없는 고백조차도 그 순간에는 영원을 느끼게 만들었다.

제품명	찬란한사랑
판매가격	1,000원

위 상품과 관련된 상품이 없습니다.

번호 제목 이름 별점 날짜 아직 작성된 상품평이 없습니다.

번호 제목 이름 날짜 비고 작성된 상품문의가 없습니다.

상품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