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5년을 버텼다.
살아온 것도 아니고 기다린 것도 아니었다.
이를 악물고 버텨온 세월이었다. 모질지만 이성적으로 두 사람을 갈라놓은 한 회장이었기에 대항할 수 없었다.
답답한 심정을 갈라 보일 수도 없고, 그의 말에 말려 화를 낼 수도 없다.
분노는 이미 5년 전에 충분히 드러냈었다.

괘씸한 여자 같으니라고! 감히 나에게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지다니!

“당신이 왜 여기 있어?”
그녀의 물음에 다시 씩 웃는 비호를 보며 혜영은 이 일이 비호의 함정임을 알았다. 그녀의 예상이 맞았다. 드디어 헝클어졌던 머리가 재깍 일의 앞뒤를 맞춰 놓은 것이다.
“내 누드를 찍겠다고 나선 게 당신이었어!”
누드 소리가 나오자 비호도 참았던 분노가 생각났는지 즉시 눈을 가늘게 떴다. 미간에 주름도 섰다.
“그래! 도대체 왜 그런 일을 벌이는 거야? 내가 데리러 갈 때까지 얌전히 있었어야지!”
“세상에! 연락 한 번 안 하는 남자를 뭘 믿고 주구장창 얌전히 기다려?”
“그럼 누드 찍겠다고 온 세계에다 대고 떠든 건 잘한 짓이야?”

제품명	누드를찍겠다고했다
판매가격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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